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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관련

98%는 모르는 스포츠 아르바이트 - 농구 3편

by 삶도정 2024. 5.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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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는 모르는 스포츠 아르바이트 - 농구 2편'에서는 경기장 세팅(골대, 좌석, 벤치, A보드, 본부석 등)이 무엇을 하는 업무인지 까지 포스팅을 했었습니다. 이어서 또 어떠한 업무들을 하는지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두 번째 업무로는 '체육관 바닥 관리'가 있습니다. 프로농구 10개 구단은 비시즌 기간에 체육관 바닥 보수공사를 진행하고 그것이 끝난 뒤에는 새로운 디자인의 바닥 도색 작업을 하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선수단이 시즌 개막을 앞두고 전지훈련을 끝내고 나면 '연고지 적응 훈련'이라는 것을 하는데, 그 시기 바로 앞에 이러한 보수 작업과 도색 작업을 진행하게 됩니다.

 

'연고지 적응 훈련'이라는 것은 시즌 개막 전 홈구장에 와서 며칠간 훈련이나 연습 경기를 진행하는 것인데, 아무래도 이때 코트 바닥에 대한 선수단의 클레임이 가장 많은 시기입니다. 바닥 보수공사로 인해 나무를 갈아내고 새롭게 도색과 코팅을 입히다 보니 접지력이 떨어져서 코트가 많이 미끄럽다고 얘기들을 하거든요.

 

그러면 미끄러운 나무 바닥의 접지력을 높여주기 위해 특수 용액을 사용해서 바닥 전체를 닦아주는 작업을 진행해야 합니다. 이게 단순히 물걸레로 바닥청소를 하듯이 약품을 뿌리고 걸레로 한 번 쓱 밀고 나가는 것이 아니라 손걸레를 이용해서 앤드라인 to 앤드라인까지 꼼꼼하게 닦아줘야 해서 가장 짜증 나는 일이었습니다. 이러한 작업을 하더라도 코트 바닥이 계속 미끄럽다고 하는 경우에는 그 바닥 부분에만 콜라 같은 탄산음료를 뿌려서 닦아주기도 했었습니다.

 

다음으로는 경기 때 사용하는 물품 준비와 안내데스크 & 상품판매샵 준비인데 이건 생각보다 챙겨야 할 물품이 많습니다. 경기와 관련된 물품으로는 연습구, 시합구, 보조 24초 계시기, 복사기, 골대 높이를 측정하는 도구, 그물망, 사다리 등이 있습니다. (경기장이 사전 세팅이 되어 있는 경우에만 해당됩니다.)

 

그리고 안내데스크 & 상품 판매샵은 응원도구부터 특정 콘셉트의 이벤트가 있는 날이면 선착순으로 나눠주는 이벤트 물품 그리고 출입구 주변에 비치하는 포토존이나 놀이기구들도 미리 옮겨서 세팅을 해야 하고, 상품 판매샵 같은 경우는 구단에서 판매하는 물품들을 하나도 빠짐없이 옮겨야 하는데, 보통 구단 사무실이나 창고는 체육관 1층이고 관중 출입구는 2층이기 때문에 박스들을 옮길 때 가장 힘듭니다. 뭐 요즘은 엘리베이터가 있는 체육관도 있지만 제가 있던 곳은 엘리베이터가 없던 곳이라 3~40박스 나를 때 완전 막일였습니다.

 

보편적으로 시간이나 인력이 가장 많이 필요한 작업들이 끝나면 보통 2인 1조로 인원을 나눠서 홈경기 때 사용하는 방들을 하나하나 확인을 해야 합니다. 심판 대기실, 기자실, 홈/원정팀 대기실, 샤워실, VIP실, 기자회견실 등이 있습니다. 각 방들을 다니면서 청소는 깔끔하게 되어 있는지 그리고 책상과 의자는 인원수에 맞게 비치되어 있는지, 겨울에는 난방기 유무와 난방기의 연료량도 확인을 해야합니다.

 

그리고 홈/원정팀 대기실에는 선수단 도착 2~3시간 전부터 난방을 틀어서 대기실을 따뜻하게 해둬야 하고, 홈팀 대기실에는 선수들이 먹을 간식들도 준비를 해둬야 합니다. 이건 주로 체크만 하는 업무라서 금방 끝이 납니다. 그리고 다른 인원들은 2층 출입구부터 전체적으로 돌아다니면서 화장실, 수유실, 그리고 경기장 통로나 복도를 다니면서 관중들이 이용하는 시설이나 좌석 등에 문제가 없는지 확인을 합니다.

 

일반적으로 수유실을 이용하는 관중들이 그렇게 많지 않은데 그 점을 이용해서 가끔씩 수유실에서 뻘 짓(?)을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참으로 대단하죠?

 

농구골대 점검 및 사전 세팅입니다. 사전 세팅의 경우는 홈경기 개막이나 타 행사로 인해 체육관을 비워줬다가 다시 세팅을 해야 할 때 골대를 옮겨서 세팅을 해야는데, 이때 앤드라인부터 3점 라인까지 거리가 딱 맞아야 하고 '탑'이라고 하죠? 3점 라인 정가운데를 기준으로 골대의 센터가 맞는지 좌/우로 틀어지지는 않았는지 확인을 하면서 세팅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골대 점검은 홈경기 1~2시간 전에 경기 감독관님이 마찬가지로 골대가 틀어지지는 않았는지, 높이는 규정에 맞게 세팅이 되어 있는지, 골대 그물 상태는 양호한 지 확인을 하십니다. 여담으로 제가 일을 하던 시절 몇 번 경기가 중단된 적이 있는데 한 번은 용병 선수가 속공 상황에서 빠르게 달리면서 덩크를 해버려서 골대가 완전히 틀어진 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경기를 잠시 중단하고 골대를 다시 맞힌 적이 있었고, 또 한 번은 경기 중 그물이 찢어진 적도 있었습니다. 이 때는 미리 준비해 둔 그물망을 사다리 타고 올라가서 교체를 직접 합니다. 사실 교체하는 작업이 쉬운 게 아닌데 빨리 끝내야 한다는 압박감이 조금 있어서 식은땀 납니다. 아마 중계화면에도 그 장면이 잡혔었던 걸로 기억되네요.

 

여덟 번째로 사무업무 보조는 단순합니다. 사무국 직원들이 하는 업무를 도와주는 일인데, 말 그대로 사무 업무를 하는 경우도 있고, 아니면 홈경기 때 사용할 물품이나 다과 등을 사려고 마트를 가기도 하며, 시구자가 있을 경우 미리 유니폼과 마킹을 해둡니다. 어떤 경우에는 선수의 가족을 픽업하려 가는 경우도 있고 마케팅이나 운영팀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업무를 도와주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심판진 및 감독관의 픽업이네요. 홈경기가 끝나면 심판진과 감독관은 일이 끝났으니 집으로 가시겠죠. 제가 일한 농구단은 지방 구단이기 때문에 그분들께서는 KTX를 이용하셨습니다. 그래서 경기가 끝나고 3~40분쯤 후에 감독관님과 서포터님, 심판진이 나오시면 그분들을 구단 차량으로 KTX역까지 모셔다 드립니다.

 

지금은 체육관 근처에 KTX역이 생겨서 10분 정도면 역까지 모셔다 드릴 수 있었는데 예전에는 '밀양역'까지 갔었습니다. 평일 경기는 19시에 시작해서 빨리 끝나도 21시고 21시 30분쯤 밀양역을 간다고 해도 밀양역에 도착했다가 바로 돌아온다고 해도 23시 정도여서 그때는 매번 가장 늦게 퇴근을 했었던 기억이 있네요.

 

지금까지 고정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었을 때 어떤 업무들을 하는지 알려드렸는데 너무 중구난방으로 적은 게 아닌가 조금은 걱정이 되네요. 이미 많은 분들이 스포츠 경기와 관련해서 어떤 아르바이트 직무들이 있는지 많이 알고 계실지도 모르겠지만 구단 아르바이트가 아닌 타 직무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어떻게 하면 내가 좋아하는 농구를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볼 수 있는지 4편에서 알려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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